연구소 창립 9주년 기념사

오늘 2023년 7월 7일은 고 이장식 교수님께서 창립하신 혜암신학연구소가 9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보수계열과 진보계열이 나누어진 한국 신학계에서 새로운 통합의 길을 모색하는 동시에 한국 신학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했던 이장식 교수님의 뜻에 따라, 혜암신학연구소는 지난 9년 동안 대중 공개강좌,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강좌, 다양한 신학적 주제에 따른 세미나, 논문집 출판 등을 통해 한국 신학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였다고 사료됩니다. 그리고 매년 2번씩 출판된 본 연구소의 논문집은, 잡다한 논문들의 수집이 아니라, 통일된 하나의 주제 아래 작성된 것으로, 한국 신학계에 큰 공헌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교파와 신학적 입장을 달리하는 다양한 학자들이 참여한 본 연구소의 논문집은, 다양한 신학적 주제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반영함으로써 신학적 사고의 폭을 확장하는 동시에, 다양한 입장들의 만남을 이루는데 기여하였다고 판단됩니다. 비록 통일된 입장에 도달하지 못할지라도, 만남 자체가 의미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로써 본 연구소는 수백 개의 교단으로 분열된 한국 개신교회 내에서, 비록 입장이 다를지라도 연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혜암신학연구소”라는 연구소 명칭이 특정 인물에 치중한 협소성을 갖기 때문에, 보다 보편성을 가진 명칭으로 바꾸어 연구소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장식 교수님의 유언에 따라, 혜암신학연구소는 새로운 명칭과 조직을 가진 연구기관이 되어야 할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본 연구소는 그간의 활동을 중단하고 새롭게 시작할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훗날 연구소가 새로운 형태로 출발한다 할지라도 이장식 교수님의 뜻은 이어져야 할 줄로 믿습니다. 그동안 연구소에 관심을 보이시고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 연구소를 위해 수고하시고 힘이 되어 주신 모든 위원 교수님들과 간사님들, 또 연구소를 지원해주신 지원기관 측에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나님의 크신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혜암신학연구소장 김 균 진

연세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