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암신학연구소의 창립멤버이자 자문위원이신 서광선 박사님께서 2022년 2월 26일 밤 10시 30분 경 소천하셨습니다. 향년 91세이십니다.
서광선 박사님은 우리 연구소의 창립멤버이시고, 우리 연구소의 연구지 「신학과 교회」 제1대 편집위원장을 역임하셨습니다. 「신학과 교회」 창간호(2014년 여름)부터 제6호(2016년 겨울)까지 애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편집을 맡아 이끄셨습니다. 「신학과 교회」는 매 호마다 신학적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따른 연구논문들을 받아 싣습니다. 따라서 각 호는 마치 단행본과도 같은 밀도 있는 주제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서광선 박사님은 이 같은 신학지의 전통을 세웠습니다.
특히 서광선 박사님은 매 호마다 적극적으로 신학자들을 인터뷰하거나 좌담회를 열어, 그 내용을 「신학과 교회」에 실었습니다. 「신학과 교회」가 제목과 같이, 우리의 연구가 신학자의 책상에서만 머물면 안되고 교회 현장과 소통해야 한다는 연구소가 공유하고 있는 철학을 따라,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와 최신의 업데이트 된 목소리들을 연구지에 실으려고 노력하셨습니다. 국내외 신학자들을 인터뷰할 뿐만 아니라 현장의 목회자들, 더 나아가 가톨릭교회와의 대담도 주재하시며 대화의 신학을 이끄셨습니다. 서광선 박사님이 직접 주재한 인터뷰와 좌담회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1호. 위르겐 몰트만 박사와의 인터뷰.
└“나의 신학적 사고의 기초는 그리스도” : 몰트만 박사의 생애와 신학과 그 현실적 지평
제2호. 진보신학과 보수신학의 대담 주재.
└한국 신학계의 ‘보수’와 ‘진보’ 신학자들의 진솔한 대담: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제3호. 이장식 초대소장 인터뷰.
└창파에 배 띄우고: 일제 시대, 해방정국, 그리고 6.25 전쟁의 산 증인 이장식 박사
제4호. 한국교회 연합 관련 좌담 주재.
└오늘의 한국교회 연합운동과 분열의 반성
제5호. 종교개혁 좌담 주재.
└종교개혁 500주년을 준비하면서: 종교개혁과 한국교회의 반성
제6호. 박순경 박사 인터뷰.
└국내 첫 여성 조직신학 박사 박순경의 신학과 인생
그리고 서광선 박사님은 「신학과 교회」 제1호부터 6호에까지 “한국 기독교의 정치사”를 주제로 한 논문을 총 6회에 걸쳐 연재하였습니다. 이것은 국가와 사회의 역사적 사실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자신의 개인적인 자전적 이야기를 더한, 새로운 형식의 시도였습니다. 6회까지 연재하였던 이 글들은 후에 추가적으로 확장하여 단행본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한울, 2018)로 발행되었습니다. 본 연구지에 실렸던 글의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1호. 한국기독교의 정치사 Ⅰ: 1905년에서 1945년까지
제2호. 한국기독교의 정치사 Ⅱ: 공산치하의 북한교회 1945년에서 1950년까지
제3호. 한국기독교의 정치사 Ⅲ: 남한의 경우, 1945-1960
제4호. 한국 기독교의 정치사 IV: 4.19와 5.16 그리고 한국교회
제5호. 한국기독교의 정치사 V: 유신시대의 교회 민주화운동
제6호. 한국 기독교의 정치사 VI: 민청학련 사건에서 궁정동까지
서광선 박사님은 1931년 평안북도 강계에서 태어났습니다. 일제강점기였던 유년시절은 고향에 있다가 이후 목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만주로 이주하여 보냈습니다. 1949년 봄 학기에 평양신학교에 입학하였으나 6.25가 발발하여 부산으로 피난오고, 대한민국 해군에서 복무(1951-1956)했습니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 가 철학으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고, 뉴욕 유니언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M.Div), 밴더빌트대학교대학원에서 철학박사(Ph.D)를 받았습니다. 이후 귀국하여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였고, 문리대학장, 교목실장, 대학원장 등을 역임하다가 정치적 이유로 해직(1980-1984)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해직 기간 동안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공부하여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목사로 안수받고 압구정동 현대교회를 담임했습니다. 이후 이화여대에 복직되어 명예교수로 은퇴하였습니다. 이 외에 세계 YMCA 회장, 미국 유니언신학대학원·미국 드류대학교 신학대학원·홍콩 중문대학교 초빙교수로 활동했고, 홍콩주재 아시아기독교고등교육연합재단의 이사 및 부회장을 역임하였습니다. 2014년 혜암신학연구소 창립일원으로 연구소를 공동으로 세웠고,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혜암신학연구소 「신학과 교회」 제1대 편집위원장을 역임하였습니다. 2017년도부터는 기독교신문 베리타스의 제2대 회장으로 취임하셨고, 적극적으로 회장직을 수행하시는 중에 소천하셨습니다.
ⓒ2015년 봄 이장식 초대소장과의 인터뷰 날에.
**제일 상단 사진 설명: ⓒ2015년 혜암신학연구소 공개강연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