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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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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ICES

글쓴이 : 연구소 날짜 : 2014-02-09 (일) 00:09 조회 : 4610
voice.jpg (66.1K), Down : 0, 2014-02-09 00:09:06
WCC 부산총회와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 선구자 강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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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 부산총회는 한국 교회, 나아가 한국 사회의 발전과 국제적 위상을 잘 대변해주는 대회라 할 수 있다. 1948년 제1차 암스테르담 총회부터 지금까지 WCC는 종파 간의 대립 문제, 인종 차별 문제, 성차별 문제, 제3세계 문제, 빈부 격차, 전쟁과 기아, 환경 파괴 등 지구촌의 주요 현안에 대해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모토로 해결 방안을 모색해왔으며 그 노력과 성과들은 20세기 세계 문명사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해왔음은 변치 않는 사실이다. 따라서 아시아에서 52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제10차 부산 총회의 주제가 “God of life, lead us to justice and peace”인 점은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

하나는 서구 기독교를 중심으로 시작된 에큐메니칼 운동이 아시아와 비서구 문명권으로 그 중심이 넘어왔다는 점이다. 이는 아시아 나아가 한국 교회가 인류 공동체의 ‘생명’과 ‘정의’와 ‘평화’의 보루로써 그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WCC의 기본 정신인 ‘책임사회’의 명제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생명, 정의, 평화’는 교회가 감당해야 할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인바, 부산 대회는 이것이 곧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임을 재확인하는 기회가 되리라는 사실이다. 

여기에서 위 두 가지 의의를 반추하며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의 선구자였던 고 강원용 목사를 떠올리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라 여겨진다. 그가 주창한 양극화 해소와 인간화 운동은 에큐메니컬 운동과도 일맥상통하는바, 고 강원용 목사는 1950년대부터 WCC와 관련을 맺어 인도 뉴델리 대회를 거치면서 1960년대부터 WCC 실행위원, 중앙위원으로 활동하며 문화, 인종, 경제, 성 등 각종 차별에 반대하고 기독교의 사회 책임을 누구보다 강조,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을 이끌었던 지도자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가교 역할을 해온 장본인이었다. WCC는 그가 남긴 족적을 기억하고 있다. 결국, 그의 실천 활동과 그가 남긴 정신적 유산은 한국 교회가 세계 교회에 내세울 기념물이자 큰 자부심이기도 하다.

때에 맞춰 발간된 책 『Voices: 빈 들에서 외치는 소리 : 에큐메니컬 운동의 선구자 여해 강원용』의 진정한 가치는 과거에 있지 않고 현재와 미래에 있다. 왜냐하면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가진 더 많은 에큐메니컬 운동가들이 그가 걸어온 길을 밟고 미래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에큐메니칼 운동의 선구자 고 강원용 목사의 발자취

이 책은 국내 독자를 위한 국문판과 부산 총회에 참가하는 세계 대표를 위한 영문판으로 제작됐다. 국문판은 강원용 목사의 에큐메니컬 활동을 4개의 주제로 묶은 포토에세이, 강원용 목사의 에큐메니컬 관련 글 모음, 김경재 목사의 특별 기고와, 금주섭·김영주·김원배·박종화·이삼열·이홍정·정미현·채수일 등의 테마 대담으로 꾸며졌으며, 영문판은 포토에세이와 글 모음만으로 꾸며졌다.

포토에세이에서는 1960년대부터 40년간 에큐메니칼 역사의 산 증인으로 활동해온 고 강원용 목사의 생생한 활동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교회 일치, 제3세계, 사회참여, 여성해방’의 4개 주제 아래 강원용 목사의 사상을 반추할 짧은 인용문들을 사진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오재식, 강문규, 박상증, 이삼열, 안재웅, 정의숙 등 분야별 주요 인사들의 증언과 평가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의 사진들은 대부분 여해아카이브가 소장한 사진들로 WCC 역사에서도 소중히 기억될 만한 주요 사진들이며 이는 부산 대회에 참가하는 세계 교회의 대표자들에게도 큰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문판의 테마 대담은 제10차 부산 대회를 준비하고 맞이하는 입장에서 분석과 전망 등을 입체적이고 구체적으로 다뤘기에 이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겐 더없이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는 게 출판 기획측의 설명이다.

끝으로 이 책은 한국을 대표하는 타이포그래퍼·그래픽디자이너이자 국제그래픽연맹의 정회원인 안상수 교수와 Paju Typography Institute가 디자인을 맡았으며, 영문판의 800여 권은 여해에큐메니컬포럼의 후원으로 각국 총대 대표에게 선물로 증정될 예정이다.